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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코오] The Paradox

망꾸 2016. 12. 27. 12:51

 

 

 

 The Paradox

 

 

 







"너가 잘못했는데 왜 내가 맞아야 해?"




날카로운 눈빛을 한 지호에게서 들은 첫 마디였다.
이곳에 들어온 이상 자신이 왕자인 것은 모를 리 없는데. 난생 처음으로 직접 들어본 경박한 말에 경수는 잠시 멍한 얼굴로 지호를 마주봤다.




"근데,"
"..."
"너 이렇게 사복으로 보니까 귀엽다. 세자 맞냐?"




이게, 어느 안전이라고...! 아니, 괜찮습니다.
경수는 지호를 향해 큰소리를 내려는 시종을 모두 물렸다. 다들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경수의 으름장에 결국 우르르 방을 나섰고.
오호. 재밌다는 표정으로 제 옆을 스쳐 방을 나가는 시종들을 두리번 거리며 쳐다보던 지호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는 경수를 향해 다시 눈을 돌렸다.




"카리스마 죽이는데."
"방금 뭐라고 그랬어?"
"뭐. 카리스마?"
"그 전에."




아아. 마지막 어린 시종까지 나가 문이 닫히는 것을 한번 바라본 지호는 의자에 앉아있는 경수 쪽으로 걸어오며 널찍한 방을 구경했다. 와씨, 무슨 방이 우리 집보다 큰 것 같다. 그에 걸 맞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침대의 이불도 한번 건들여보던 지호가 마치 경수가 보이지 않는 듯이 혼잣말을 했다. 푹신할 것 같다며 침대에 앉았다가 그 푹신함에 놀라 벌떡 일어난 지호는 그제야 경수 앞에 느릿하게 다가서고는 씨익 웃는 것이었다. 




"너. 꽤 귀엽다고."
"아,"
"왜, 기분 나빴나? 세자 저하?"
"아니, 그냥."
"그냥?"
"너도 꽤 귀여워서. 이렇게 기어 오르는 게."




어린애가 자기 분수 모르고 깝치는 것 같아서 적당히 멍청하고 귀여워 보여.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나온 말에는 하, 하며 절로 기가 찬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지호는 한 눈에 봐도 자신보다 훨씬 작아보이는 체구의 경수를 위 아래로 훑어 보았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왕이랑 왕자들은 무술같은 것도 배우고 수련도 했다고 사극에서 봤던 것 같은데, 요즘엔 전쟁이 없어서 그런가. 왕자들 교육도 요즘 대세를 따르는 건지 공부만 뒤지게 한 것 같은 얄쌍한 몸이었다. 게다가 여자보다도 가녀려 보이는 어깨하며, 밖에는 나가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하얀 피부까지. 말만 다부진 경수를 밖에서 봤다면 한번 꼬셔봤을텐데. 지호는 제 취향으로는 말버릇까지 더해 금상첨화인 경수에 입맛을 한번 다셨다.




"지금 당장이라도 한 손으로도 눕힐 수 있을 것 같은데 큰소리는. 세자를 센 척 잘하는 뭐, 허풍, 그런 걸로 뽑았냐?"
"..."
"어, 정말?"
"웃기는 소리."
"지금 너 하는 꼴이 그런데."
"너가 날 한 손으로 눕힌다면, 난 당장 내 손을 단 하나도 쓰지 않고 널 눕힐 수 있지."
"..."
"정말 허풍인지 한 번 보여줘?"




이번엔 반대로 자신을 훑는 눈초리에 지호는 잠시 분한 기분이 들었다. 지호 자신의 말보다도 경수의 말이 더 사실과 가까웠으니.
잠시 이곳에 왔던 이유를 망각하고 있던 지호는 자신을 내려보는 경수의 눈빛에 대응하듯 사나운 눈을 했다. 그러면 경수는 피식하며 책상위로 턱을 괼뿐이었다.




"있잖아."
"됐고. 미리 말하는데,"
"...응. 말해."
"난 그런거 대신 해 주려고 여기 들어온 거 아냐."
"돈이 필요하지 않아?"
"필요해도 그런 건 안해. 그게 무슨 직업이야, 장난해?"
"그러지 말고, 우리 거래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지호의 바로 앞에 온 경수는 딱 지호와 머리 하나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지호을 올려보는 경수는 마치 자기 발 아래 있는 사람을 내려보는 듯 했다. 그런 눈빛이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기분이 더러워진 지호는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웃기지 마."
" 원하는만큼 돈은 얼마든 더 줄게."
"..."
"너가 맘에 들어서 그래."
"...원하는만큼?"
"물론이지. 너가 잘 하면 그것보다 더 쳐서."




다시 그 간격만큼 다가와 지호의 목을 천천히 감는 경수의 손을 보던 지호는 피식 웃었다. 이런거야? 한쪽 입술을 올리며 묻는 지호의 턱을 잡아 제 눈 앞에 가져온 경수는 대답없이 지호의 코에 촉, 입을 맞추었다. 전혀 당황하지 않는 지호의 얼굴을 흥미로운 눈으로 찬찬히 살펴보던 경수는 역시 망설이지 않고 입술마저 물었다. 바로 마주 들어오는 혀는 겁없이 자신에게 반말을 내뱉던 지호의 첫인상과 같았다. 오히려 바로 경수를 밀쳐 책상 위로 눕히는 지호의 격렬한 몸에 호응해주던 경수는 지호의 목을 감았던 손을 뒤로 뻗어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급하게 꺼낸 면적은 작지만 두께는 만만치않은 패들을 지호의 눈 앞에 가져가 보였다. 아니,





"이런거야."
"..."
"어때?"




...하, 하하. 당황한 표정을 하다간 금새 큰 소리로 배를 잡고 웃던 지호는 여전히 꼼짝없이 책상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는 경수의 볼을 조금 세게 잡아 올렸다. 좋지, 아주. 진심으로 신이 나 보이는 지호에게 경수는 바짝 다가섰다. 씨발, 세자 이거 진짜 맘에 드네. 그러며 경수의 엉덩이를 잡아 아예 하체를 붙인 지호는 방금까지 자신이 잡고 있던 볼을 한껏 물며 경수의 눈을 쳐다보았다.
마주한 눈은, 아까와 달리 같은 위치에 있음에도 자신을 도리어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



















*



우지호와 도경수의 만남을 굳이 정의해보자면, 역설적인 관계 그 자체였다.
한 나라에서 권력으로 치면 두번째 가는 세자를 매일 밤 제 아래에 두는 한 나라의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소년 가장이 그러했고, 
낮이면 그런 세자를 대신해서 궂은 매를 제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우지호의 직업이 그러했다.

경수의 말에 의하면, 매를 맞고 싶어 부러 숙제를 해가지 않는 경수의 종아리를 본 왕께서 친히 '매맞는 아이'를 모집했더라고.
하지만 다들 몇 일 버티지 못하거나 경수가 거부해서 궁에서 쫓겨났다는 것이다.
그렇겠지, 자기가 원하는 걸 못 얻는데 고집이 불통인 도경수가 가만 뒀을리가 없었다.
지호는 순진한 얼굴로 자신에게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작성한 계약서를 건내던 경수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도경수는 매를 맞고 싶어하는 지독한 취향이 있으면서도 절대 꺾지 않는 고집에 그 까다로운 성격은 말도 못했다.
정해진 플레이를 하다가도 몇 번은 진심으로 화가 났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복종하고 싶어하면서 군림하고 싶어했고, 무릎을 꿇고서도 왕좌에 앉은 듯 행동했다.
이것이 둘의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역설이었다.







쾅-!

평소보다 거세게 열린 문에 허겁지겁 경수의 곁에 있던 시종들이 방을 나섰다.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경수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 선 지호는 의자에 앉아있던 경수의 머리채를 잡아 침대로 끌었다.




"야, 우지호!"
"닥쳐."
"아프다고!"
"입 닥쳐라, 좋은 말로 할 때."




째려보는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 경수는 입을 닫았다. 침대에 내팽겨쳐진 경수는 이번엔 단숨에 내려지는 바지를 사수하려 기를 써야 했다. 하지만 금새 속옷까지 바닥에 떨궈짐에 다시 다가오는 손을 짝 내리쳤다.



"매너 지켜."
"내가 분명 닥치라고 했지."
"나도 분명 말했어, 이게 무슨 짓-"
"야. 너 자꾸 뭘 잘했다고 떠드는데, 내가 이번주에 부르지 말라고,"
"..."
"했어. 안했어."
"...아."
"아같은 소리 하네. 엎드려, 씨발."
"..."
"원하시는대로 해드릴테니 엎드리시라고요. 세자저하."




씩씩거리는 지호의 존댓말은 쌍욕을 하는 지호의 모습보다도 무섭다고. 소름이 끼친 경수는 저도 모르게 주춤주춤 뒤로 몸을 뺐다.
그러나 침대 밑에 넣어 두었던 패들을 꺼낸 지호는 그런 경수의 손을 잡아채 앞으로 데려왔고. 힘을 주어 반항하는 경수의 몸을 납작 엎드리게 눌렀다.
그러면, 아직 채 사라지지 못한 붉은 자국이 있는 엉덩이가 봉긋했다.




"이렇게 맞고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우리 세자저하가."
"아윽, 손 좀...!"
"내가 부족했네, 내가."




자꾸만 반항하려 뻐팅기는 경수를 제지하느라 몸을 움직이니 알알한 종아리며 허벅지가 느껴짐에 지호는 더욱 화가 났다.
짜아아악-! 널찍한 패들로 인한 소리가 방에 울렸고, 결국 빠져나가기를 포기한 경수는 손에 잡히는 이불을 꼭 쥐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어흡.. 끕..."
"내가 네 보모야? 이런것까지 일일히 가르쳐 줘야하나? 세자야?"




둘의 신호는 이거였다. 경수가 숙제를 해가지 않거나 시험을 죽 쑤는 것.
그럼 자연히 지호는 경수의 앞에서 경수의 스승에게 체벌을 대신 받아야 했고, 그날 밤은 지호가 경수네 방에 가야 하는 것이었다.
경수는 생각보다 더 욕구불만이었는지 시도 때도 없이 지호를 불러댔지만, 걸레짝이 되어 가는 제 다리에도 지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몸은 건강해서 맷집이나 회복력은 자신이 있었던 것은 둘째치더라도 자신의 몸에 비례해 얻는 돈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부차적으로 경수와의 잠자리까지 얻을 수 있으니 지호의 입장에선 전혀 손해볼 것이 없는 거래였던 것이었다. 오히려 많이 부르면 부를수록 좋았지.




"손, 손 좀, 아흣... 놔,"
"입에 뭐 물려주기 전에 닫아."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지호가 궁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집에 휴가를 나가게 되었고, 그에 지호가 처음으로 경수에게 부탁을 해놨기 때문이었다.
동생들한테 아픈 거 보이기도 싫고, 가서 애들 일도 도와줘야 되고, 애들이랑 사우나도 오랜만에 가고 싶고.
신이 난 지호의 말에 경수는 선심쓰듯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것을 지호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에 패들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짜아아악- 짜아아아악-.
"아흐윽..."
"후... 기분 진짜 개 더럽네."
"끄..흐.."
"야, 자세 잡아."



또한 경수도 역시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호가 말을 하고서야 기억이 난 것이었지만.
지호가 강압적일수록 왠지 알지못할 반항심에 순순히 따르지 않던 경수였지만, 이번만큼은 지호의 말을 들으려 애를 썼다. 그만큼 미안했던 탓이었다. 대충 듣는척했고, 마치 너그러운 배려를 해주는 척 했지만. 지호가 제 동생들을 얼마나 챙기는지 정도는 짧은 기간 충분이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절로 떨리는 다리를 굽혀 배로 당겼고, 이불을 꾹 잡고 있던 주먹도 억지로 펴서 다리 옆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지호가 있는 쪽으로 돌리면 지호는 어느새 얇고 긴 케인을 가져와 옆에 서 있었다.



"숫자 세."
"하으윽... 지, 지호야, 흐윽.. 케인은,"
"일단 열 대까지만 때려보고."
"후으윽, 끅..."
"규칙 알지. 그대로야."



한편 지호는 비교적 얌전하게 있는 경수에도 전혀 화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자신과의 약속 따위는 물로 보는 경수가 지독히도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지호가 아는 경수는 그저 세상물정 모르고 고집만 쎈 왕자님, 그 뿐이었으니.



짜아아아악-
"하, 하나..!"
"..."
"흐으윽.. 끄읍...."
"..."
"후으...주, 준비 됐습니다."


짜아아아아아악-
"두을..!"
"..."
"하악..끅...후읍..."



결코 약하지 않았던 처음보다 더 세게 떨어진 매에 몸을 가만두지 못하는 경수를 내려다보며 지호는 케인을 공중에 한번 흔들었다. 얇은 케인은 공기를 가를 때마다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는 바로 앞에 엎드려있는 경수의 귀에 너무나도 선명히 들어왔다. 그러나 이미 멍이 든 곳에 닿는 케인의 고통은 경수의 몸 전체를 오래도 울리는 듯 했다.



"야."
"하아, 하아..주, 준비 됐, 됐습니다."
"느려."

짜아아아아악-
"세엣-! 끄읍....흑, 흐윽..."




차라리 패들로 손을 댈 때처럼 쉬지 않고 내려왔으면 좋겠는데, 지호는 케인을 들었을 때마다 독해지곤 했었다.
절대 자세가 잡히면 매를 들지 않았으면서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 정해진 댓수는 꼬박 채워야 했다. 준비가 되면 보고하라는 말은 그 다음마다 바로 닿는 생소한 고통을 더욱 두렵게 했다.
도저히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경수는 흐느끼던 눈을 살짝 떠 지호를 보았다. 짝다리를 짚은 채로 케인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도대체 제 앞에 자기때문에 기절직전인 경수는 안중에도 없는듯 했다.




"후으, 지, 지호..."
"있지. 내가 분명 일단 열 대라고 했지."
"끄, 흐으..."
"그럼 다음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




우리 세자는 귀에 뭐 박아놨어? 왜 사람 말을 안 쳐 들어.
그러면서 한 번 더 휘두르는 케인은 지금 경수에게 그 어느 체벌도구보다도 잔인하게 보였다. 케인 소리에 절로 긴장이 되어 엉덩이를 감싸던 손은 제 자리로 내려온지 오래였다. 흐으읍... 당장이라도 바닥을 치며 통곡할 것 같은 울음은 경수의 아랫입술때문에 자꾸만 먹혔다. 




"준비, 끕, 되, 됐습니다, 아흡..!"
"숫자."
"아흐윽.. 넷...끅..."


















*



단 삼일동안의 아쉬운 휴가를 뒤로 하고 지긋지긋한 궁에 들어온 지호는 경수의 방 쪽으로 자연스레 향했던 발걸음을 돌렸다.

제 몫이 끝나자 목 놓아 울던 경수가 재수없게도 휴가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었다. 후회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참 아프게도 만들어 놓은 엉덩이와, 눈물이 한가득 젖었던 이불과, 평소처럼 안아달라 뻗지않고 끝까지 이불만을 잡고 있던 팔까지도.
폭염주의보 경고 메시지까지 오던 날씨에도 긴 바지를 사수하고, 사우나 대신 그동안 번 돈으로 놀이동산을 다녀온 결과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휴가를 보낸 지호는 그런 경수의 잔상때문에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이었다.




"아이 씨."



그래, 내가 지금 여기서 더 꽁해있으면 그 어린 놈이랑 다를 게 뭐야.
뒷머리를 한번 헤집은 지호는 일단 제 방이 가까워져 옴에 들고 있던 몇 안 되는 짐을 두고 경수에게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
"너 왜 이렇게 늦게 와!"
"도경수?"
"..."
"...뭐하냐?"
"문 좀 닫아 줄래?"




쪽팔리니까. 이불을 끌어 벗은 몸을 살짝 가리려는 경수는 정말 부끄러운지 볼이 살짝 빨게져 있었다. 지호가 문을 닫고, 제대로 잠겼는지 두어번 확인까지 한 후 침대로 다가 서면, 그제서야 온전히 이불을 치우곤 손을 천천히 천장으로 들어 올리는 경수였다.




"뭐하냐고."
"보면 몰라?"
"모르겠는데."
"..."
"어? 야, 모르겠다고."




실실 웃으며 볼을 쓰다듬는 손이 응큼했다. 그게 모르는 사람의 얼굴이냐며 한마디 하려던 경수는 찬찬히 다가오는 지호의 얼굴에 열었던 입을 닫았다. 그리고 끝까지 올렸던 팔로 지호의 허리를 감으면,




"미치겠다, 세자야. 너는 진짜,"
"기어 왔어? 너 때문에 오늘 수업 빠졌잖아."
"그래. 너 보기 싫어서 기어 왔다."
"...미안해"
"뭐가."
"...사우나 못 갔지...."




촉, 대답 대신 입술에 잠시 머물렀던 입술이 경수의 목으로 내려와 살을 강하게 들이마셨다. 그러자 경수의 목이 절로 꺾였다. 아흣, 아파.. 경수의 신음소리에 오히려 잘근잘근 목을 깨무는 지호는 남은 손으로 아직 아플 경수의 엉덩이가 닿지 않게 살살 무릎을 꿇고 있던 경수의 다리를 펴주었다. 눕혀진 경수의 몸을 받치던 손을 경수의 다리 사이로 가져가면, 바짝 다가오는 경수의 몸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에도 새삼스러웠다.




"후우.. 그나저나 오늘 수업, 빠졌으면,"
"흣..."
"내일도 또 맞아야겠네, 너."
"응, 흣.. 너도."
"....진짜 죽여버려, 도경수."
"으읏, 죽여, 줘."
"뭐?"
"죽여줘."





어느새 허리에 감긴 다리가 가늘었다. 슬쩍 움켜쥐어 본 엉덩이에 몸이 튕겨 더욱 가까워졌다. 금새 뜨거워진 숨이 서로의 얼굴을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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