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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R Ma,

[코오첸] U R Ma, 1~4

망꾸 2016. 12. 27. 12:40

 

 

 

 

U R Ma,

 

                       w.망꾸

 

 

 

 

유명 작곡가 우지호 X 유아 교육과 도경수 X 유명 아이돌 김종대














1.


지호는 기분좋게 차에 시동을 걸었다. 얼마만에 끝낸 작업인지 몰랐다. 징하게도 지호를 괴롭히던 곡이라 간만에 느껴보는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오늘 김종대도 집에 없는데 기분 좋게 도경수랑 단 둘이 놀아볼까. 영화라도 보여줄까 싶어 영화관 앱까지 들어가 순위를 확인했다.
김종대까지 합세했으면 꿈도 못 꾸는 것이 바깥 데이트였다. 원래 밖을 맘대로 나돌아다닐 수 없는 직업을 가지기도 했지만 거기다가 김종대는 도경수를 바깥에 내보내는 걸 워낙 싫어했다. 물론 그건 지호도 마찬가지인 마음이었지만, 김종대 집착은 거의 병이었다. 어떻게 한참 자라나는 아이가 바깥 공기없이 사냐며 지호가 잔소리를 할 만큼.



일부러 경수의 학교 가까이로 집이고, 작업실이고를 다 옮겨놓은 덕택에 차는 금방 대학교 정문에 도착했다. 정확히 5분 뒤가 경수의 수업이 끝날 시간이었다. 경수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는 지호는 경수가 발견할 수 있을 적당한 장소에 차를 댔다. 아까 눈여겨 둔 영화를 바로 예매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밖을 보면, 바로 멀리서 아침에 입고 나간 노란 셔츠를 입은 경수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러나 지호가 생각하는 경수의 모습은 아니었다. 집에 빨리 오려 발걸음을 서두른다거나 폰을 쳐다보며 걸어온다거나 그런 제가 아는 경수의 하교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다른 또래 아이들과 활짝 웃으며 신나게 떠들고 있는 경수를 보며 지호는 잠시 경수가 겁을 상실했는지, 아니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겼는지 그런 문제들의 여부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했다.


톡, 톡. 핸들을 잡은 채 손가락이 열번쯤 움직였을 때, 지호는 경수의 옷에 쓰여진 상표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정도가 되고서야 경수가 지호의 차를 발견한듯 싶었다. 하얗게 질린 표정을 한 경수에게 창문을 천천히 내려 손짓한 지호는 문의 잠금을 해제했다.




"지, 지호 주인님?"




차 바로 앞까지 뛰어오고서도 들어올 생각도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는 경수를 보고 한숨을 쉰 지호는 반대쪽 창문을 열었다. 제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거리는 경수에게 뭐하냐 물으면, 그제서야 경수는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너가 최근에 혼난 게 언제였지."
"그, 그게... 저번 주였나...?"
"그래서 엉덩이가 간질간질했어?"
"아니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경수의 다리 위로 핸드폰을 던지듯 건네준 지호는 다시 차에 시동을 걸었다. 아까와는 퍽 다른 기분이었다. 제 눈치를 보는 경수가 지호의 폰을 들고 어찌할 줄을 몰랐다. 하... 한숨을 내쉰 지호는 경수에게 잠금화면을 풀라고 지시했다.




"헐! 이거..."
"취소해."
"...네?"
"오늘 못 보니까 취소하라고."




10분도 채 되지 않은 영화의 예매창이 보였다. 아마 경수가 보고싶다고 투정을 부렸던 그 영화가 맞을 거였다. 지호의 기억이 맞다면. 활짝 웃었던 경수는 지호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분위기 파악을 하곤 다시 제 눈치를 보았다. 도르륵 굴리는 눈동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였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도경수가 지금 자신이 김종대라도 되는 줄 착각하고 있는 듯 했다. 물론 이런 죄목이라면 김종대야말로 가만있지 않았겠지만.




"너가 취소 버튼 눌러."
"지호 주인니임..."
"안 눌러?"



고개를 푹 숙인 경수는 결국 망설이다가 빨갛게 떠 있는 취소버튼을 꾹 눌렀다. 정말 취소하시겠습니까? 한번 더 뜨는 메세지에 몸을 움찔한 경수는 한번 더 지호의 눈치를 보았지만 지호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확인버튼을 누르는 경수의 모습은 조금 귀여웠지만, 지호는 전혀 화가 풀리지 않았다. 아랫입술이 툭 튀어나온 경수의 표정은 오히려 참을성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입술 안 집어 넣으면 너 집 못 들어와."
"...집어 넣었어요..."
"계속 이런식으로 적반하장으로 굴거면 집까지 갈 필요 없이 당장 여기서 혼나는 수가 있어."
"..."
"도경수, 열중셧."
"열중셧..."
"반성해."




짜증나는 마음에 엑셀을 힘껏 밟았다. 이제서야 혼이 날 게 무서워졌는지, 아니면 아직도 속에 가득 불만인건지 경수가 조용해졌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가장 속상한 건 지호였다. 오랜만에 도경수 활짝 웃는 모습 좀 보려 했더니. 도경수는 일을 망치는 데 뭐가 있었다. 그것도 그 중 가장 좋지 않은 방법으로.
















2.




팔이랑 손이 온통 저려왔다. 옷을 벗자마자 손목을 잡혀 두어 대 맞은 엉덩이도 아렸고. 경수는 자기 손으로 영화 예약을 취소할 때부터 잔뜩 울상이었다. 벌을 받는 건 불만이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인데 영화는 보여주지. 그런 마음이 자꾸 속에서 꿈틀댔다. 지호가 많이 화가 났고, 자기가 잘못한 걸 잘 아는데도 그랬다. 종대가 집에 없는데다가 지호가 한가한 이런 경우는 경수에게 별로 없는 기회였으니까.



"자꾸 움직이면 손에 물병들고 처음부터 할거야."



쇼파에서 눈을 떼지 않고 저를 감시하는 지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조그맣게 알았다며 대답한 경수는 바들바들 떨리는 팔을 더 곧게 뻗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래도 현장을 걸린 게 지호여서 다행이긴 했다. 종대였으면 당장 그 자리에서 뼈도 못추렸을 것이 뻔했다. 굳이 비교해보면 조금 더 무섭고 대하기 힘든 건 매사에 엄격한 지호가 더 했지만, 평소 다정하고 자신을 애기처럼 얼러주는 종대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180도 돌변하곤 했다. 지호는 그냥 다른 때와 비슷하게 벌을 준다면, 종대는 웃는 모양으로 온갖 무서운 말과 체벌을 가했다. 그렇게 한 번 혼이 나고 나면 방긋방긋 웃어주는 종대조차 한동안 무섭게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하늘 위로 쥔 주먹에 힘을 더 줄 때 쯤, 달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수는 온 몸을 움찔 떨었다. 지호도 당황했는지 왜 왔냐며 묻는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나 잠깐 시간이 남아서. 아가도 보고 낮잠 좀 잘라고?"
"...요즘 한가하냐?"
"걱정마라. 너보단 바빠. 근데, 애기 왜 저러고 있어?"
"오, 오셨어요, 종대 주인니임...?"



경수는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벌을 받고 있는 도중이기도 했지만 만약 사지가 자유로웠어도 두려움에 돌아보지 못했을 거였다. 방금까지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뭐야. 경수는 제발 종대가 넘어가주길 바라며 더욱 벌을 열심히 서려 노력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혼날 짓 했어. 도경수. 그냥 들어가."
"뭘 아무것도 아니야. 왜 애기 혼나는데."
"가서 잠이나 자라. 피곤해서 온 거 아냐?"



지호가 애를 쓰고 있는 것이 경수에게도 느껴졌다. 지호 주인님한테 잘해야지... 경수는 속으로 지호를 찬양하는 동시에 제발 제발을 외쳐댔다. 하지만 종대는 지호의 짐작과 달리 별로 피곤하지 않은듯 했다. 경수는 자기 옆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커지는 만큼 어깨를 한껏 움츠러뜨렸다.



"애기야. 왜 그래?"



평소같으면 칭얼대며 안겼겠지만, 경수는 지금만큼은 위험인물인 종대보다도 지호를 먼저 돌아보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 소용이 없는 걸 경수가 가장 잘 알았다. 지호가 만약 거짓말로 상황을 둘러대 주더라도 종대가 자기에게 진실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경수는 물러설 곳도 없었다.
경수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안쓰러운 표정의 지호를 보다가도 결국 자기 바로 앞에 온 종대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정한 눈으로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앞에 쭈그려 앉은 종대는 경수의 볼 위로 흐르는 땀을 쓰윽 닦아주었다. 왜 벌 서고 있어, 아가. 볼을 톡톡 치는 손에 경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요, 주인님..."
"응."
"제가, 오늘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친구 누구? 경수한테 친구가 있었나?"
"도, 동기들이랑..."
"동기들이랑?"
"흐윽, 죄송, 해요, 끅.. 같이 정문, 흐..까지만, 나오, 나오는..."



종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경수는 덜덜 떨리는 팔을 내리지도 못하고 훌쩍이며 종대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 끝까지 말해야지. 말투가 여전한 것이 더 무서웠다. 경수는 울컥거리는 속을 누르려 안간힘을 써야 했다.




"동기들이랑, 끕, 같이... 집에 오려고, 흐으... 해서... 종대 주인님, 흐앙, 끕, 잘, 잘못했어요!"




마구 흐르는 눈물에 시야가 가렸다. 하지만 눈물을 닦아주지도 않고 그냥 일어서는 종대는 보일만큼은 됐다. 혼날 때 우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경수는 얼른 울음을 그치려 숨을 참았다. 하지만 이미 뼛속깊게 습득된 경험은 자꾸 무서운 생각이 들게만 했다.



"근데 넌 이런 벌이나 세운거야?"
"...아니, 내가 어련히 알아서,"
"아가. 들어와."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쯧쯧 혀를 차며 한숨을 푹 쉬는 지호는 막 일어선 경수의 눈물과 땀을 마저 닦아주었다. 아까 맞은 엉덩이는 아마 자국도 다 사라졌을텐데 그곳을 미안한 듯 쓰다듬는 지호에게 안긴 채 이 상황을 피하고 싶었지만, 꾹 참아야했다. 지호에게 다녀오라며 머리에 뽀뽀까지 받았지만 경수는 도리어 더 울컥 눈물이 났다.
뒤를 돌아보면 이미 종대는 방으로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여기서 혼이 나면 지호가 위안이 될텐데. 화가 난 종대와 단 둘이 있는 건 경수에게 너무 무서운 일이었다.













3.




"아가. 여기 또 어디다 쓰고 다니려고 여기 저기 웃고 다녔어."



무릎을 바닥에 댄 체 엎드려 있는 경수의 뒤에서 엉덩이를 힘주어 벌린 종대는 가져온 얇은 플러그를 가운데 꽂았다. 몸을 움찔거리며 받아낸 경수는 팔은 밑으로 쭉 뻗은 채 머리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아니, 아니에요.. 주인님, 저 그런적,"
"언제 애기가 아니라는 말을 배운 적이 있었나?"
"흐으... 죄송... 죄송해요.."



종대는 경수에게 아니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했다. 주인에게 반박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다.
꽂은 플러그 위를 손가락 끝으로 톡톡 건드리던 종대는 경수의 옆에 세워 둔 의자로 자리를 옮겼다. 똑바로 들어야 될거야, 아가. 말이 끝나자마자 경수는 굽혀져 있던 다리를 세워 발 끝으로 섰다. 경수가 엎드린 몸에 딱 알맞은 크기로 된 깔개는 경수가 자세를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끝과 끝을 경수의 머리와 발로 밀어내면 깔개는 팽팽하게 펴졌다.

종대는 케인을 선택했다. 패들은 경수의 잘못에 비해 물렀지만 채찍은 경수가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신 얇고 신축성이 좋으면서 기다란 것을 골랐다. 엄하게 혼이 난 후에도 매번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면, 더욱 호되게 혼을 내 빈도라도 줄여 줄 필요가 있었다.





"주인님 화가 많이 났어."
"잘못.. 잘못했어요 주인님..."
"학교 끝나면 어떻게 하랬더라?"
"바로, 바로 집에 곧장, 흐으.."


짜아아아악-

"말 똑바로 못 해, 아가?"
"흐읍, 죄송해요, 그러니까, 집에 바로 와야 되요..."



단 한대뿐인데도 경수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빨간 자국이 엉덩이를 가로지르며 금새 올라왔다. 오랜만에 잡는 매라 어색한 기분에 종대는 잠시 손목을 돌렸다. 역시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지 경수의 손이 그새 올라 오려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 따갑지? 뜨거운지 한 번 손 대봐, 아가."
"흐으윽, 아, 이거, 이거는요..."
"쓰읍. 친구 생겼다고 말도 안 듣는거야?"
"아니, 아니, 흑, 주인님, 잘못,"
"얼른."




오늘 날을 잡은 건지. 아주 가지가지로 화가 나게 하는구나. 아니라는 단어를 벌써 세번은 들은 종대는 케인을 다시 맞잡았다. 부글거리는 속을 웃음으로 감춘 종대는 엉덩이 위로 올라온 경수의 손 위에 케인을 가져다 대었다. 손이 많이 떨렸다. 조금 안쓰러워졌지만 이렇게 제가 싫어하는 잘못들을 보란듯이 저지르는 경수를 참을 순 없었다. 대신 수를 조금 줄여주기로 한 종대는 세 번은 수를 세라며 두어번 톡톡 치곤 매를 높게 들었다.



짜아아아악-

"하읏..! 하나! 감사합니다!"
"애기 버릇이 언제 이렇게 나빠졌지?"

짜아아악- 짜아아아악-

"둘, 셋! 흡, 감사합니다, 끕, 그, 그리구... 잘못했습니다, 흐윽..."
"손 다시 내려."
"흐, 네, 주인님..."
"여기 맞을 땐 소리내서 수 셀 필요는 없어. 속으로도 할 수 있지, 애기야?"



네..! 지르듯 대답하는 경수의 손이 다시 바닥에 밀착된 것을 확인한 종대는 그 위로 발을 가져다 댔다. 팔이 제멋대로 올라가지 않도록 도와주기 위함인 것을 아는 경수는 감사합니다, 하며 인사를 했다. 종대는 한 번 혼을 낼 때 제대로 내는 편이었다. 평소엔 고개짓으로 했을 간단한 대답도 이렇게 벌을 받을 때 만큼은 큰소리로 해야 했다.





















4.





짜아아아악- 짜아아악-

"동기들이랑은 필요이상으로 말 섞지 말랬잖아."
"하읍, 네, 흐윽, 그러셨어요... 끕,"

짜아아아악-

"애기 졸업도 전에 집에 갇혀보고 싶어서 그러나?"
"하으..! 잘못했어요, 흐..."

짜아아아아악-

"주인님이 그러라고 학교 보내준거야?"
"잘못, 흐윽, 했어요, 저, 정말루요, 주인님..."




종대의 체벌이 더 무서운 이유는 여러개가 있었지만, 경수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이런 끊임없는 유도질문이었다.
종대는 수를 세게 할 때면 끝마다 감사합니다를 붙이라고 지시했는데, 차라리 수를 세는 것은 정말이지 양호한 처사라 몇 번의 경험 뒤엔 경수는 감사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수를 세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경수에게 조금의 자유를 주는 듯해 보였지만, 사실은 숫자와 인사를 빼먹는 대신 생각없이 답해선 안되는 질문들에 대응해야하는 동시에 속으로 수를 잊지 말라는 더욱 독한 벌이었다.



짜아아아악-

"애기가 잘 하는 모습을 보여아 주인님이 직장도 보내주지 않겠어? 일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하읍! 마, 맞아요... 죄송해요, 끕..."

짜아아악- 짜아악-

"아무데나 그렇게 웃음팔고 무방비하게 다니면 되겠니."
"흐으읍, 아니, 흑, 주인니임! 정말, 진짜 잘,"

짜아아아악-

"...지금 아니라는 소리가 잘도 나오지."




경수는 가장 화끈거리는 곳에 세게도 닿는 매에 하마터면 무너질 뻔한 다리에 얼른 힘을 주었다. 너무 아픈 매에 억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거의 다 온 것을 자신이 망쳐 놓은 셈이었다.
종대는 아니라는 말을 항상 금지시키긴 했지만 평소엔 엄하게 제지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에서 제약된 점이 많은 경수는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니라는 말은 금새 버릇처럼 입에 붙는 것이 금방이었다.
따라서 종대가 이렇게 작정하고 잡는 날에는, 당연코 적응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자세를 버티는 것만으로 힘이 드는 호된 체벌 도중에 말이다.




"흐윽, 끕, 잘못했, 흡,"
"야. 야. 그만 좀 해."




경수가 다시 처음처럼 내려올 매가 두려워 마구 용서를 빌 때, 지호의 질린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와씨, 돌았냐, 김종대? 경수는 자신의 허벅지를 잡고 몸을 살피는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서러운 마음이 더욱 커져 아랫입술을 꾹 물었다.




"나가."
"그만해. 도경수도 이만하면 알아들어."
"하나도 알아듣는 거 같지가 않은데, 애기야."



분명 지호와 대화중인데, 자신에게 묻는 질문에 경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야 했다. 애기야? 하며 다시 상처가 가득한 곳에 케인이 가볍게 닿고서야 경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흐, 저, 잘못했어요... 뉘우치고, 끕, 반성도... 흐, 하고..."



다행히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경수는 눈을 살짝 뜨고는 종대의 눈치를 보았다. 하지만 종대는 여전히 케인을 내리지 않은채 물었다.



"몇 대 맞았어."
"흡, 처음에, 네 대 빼고는, 흐으... 서른 여덟대여서..."
"히익, 서른 여덟? 와, 김종대. 징글징글한 놈."
"조용히 해. 훈육중이잖아."
"이만하면 됐다니까? 애 좀 놔줘."
"아가. 계속해."
"다 해서... 흐, 마흔 두대... 맞았어요, 끕, 종대 주인님..."




일어나. 하며 종대의 명령이 떨어지면, 경수는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 잔뜩 경직된 몸을 움직여 엉거주춤 일어섰다. 몸을 지탱했던 한쪽 볼은 아마 엉덩이만큼 붉어져 있을 것 같았다. 엉덩이엔 그동안 참았던 아픔이 한꺼번에 몰리는 느낌이 들었다. 화끈거리고 따갑고 아팠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세를 풀지않고 케인을 들고 있는 종대에 경수는 다시 올라오려는 눈물을 참으려 눈에 힘을 주었다.




"나가서 무릎꿇고 기다려."
"네, 종대 주인님...."
"반성하는 거 보고 용서해줄지 결정할거야, 아가. 잘 할 수 있지?"
"네! 잘 할 수 있어요..."



경수는 혀를 쯧쯧 차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 주는 지호와 거실로 나왔다. 힘들었지. 다시 닿는 머리위의 뽀뽀가 이렇게 반가울지 몰랐다. 경수는 까치발을 하고 지호의 입술에 가볍게 쪽 입을 맞추고는 종종걸음으로 아까 벽을 보고 앉아있던 곳으로 갔다. 걸어가는 길에 있는 거울로 슬쩍 보이는 제 엉덩이는 보기도 싫게 엉망이 되어 있었다. 원래도 아프긴 했지만 그걸 보고 나니 정말 완전하게 아픈 느낌이었다. 경수가 정자세로 꿇어앉기에는 한참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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